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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2. 13:09
  
자식을 가슴에 묻고 지내는 어머니들이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하고 있다.
ⓒ 이철우
군의문사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죽다니…." "사랑한다! 아들아, 엄마가 왔어!"

현충일을 이틀 앞둔 4일 '2008년 군·경 의문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가 열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 공연장은 유가족들의 비통한 눈물로 넘쳐났다.

유가족들은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군의문사위, 이해동 위원장)에 접수한 희생자 614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힌 현수막 위패를 앞에 두고 오열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주관하고, 군·경 의문사 희생자 합동 추모제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제에는 군에서 자식과 형제, 부모를 잃은 유족과 군의문사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몇몇 어머니들은 추모제 시작 때부터 흐느꼈다.

이해동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600여 영령의 영전에 깊은 애도와 명복을 빈다"라며 "나라를 위해 군대에 보낸 아들의 싸늘한 죽음이 닥쳐왔을 때 어찌 어버이들의 억장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군의문사위 활동이 올해 말 끝나는 것을 거론하며 "앞으로 남아있는 기간 동안 믿기지 않는 죽음들을 진상 규명하여 억울함을 풀어드리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원회가 법과 제도개선 작업을 할 수 있다면 측면에서나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의문사위원회, 활동 기간 연장해야"
오종렬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상임대표는 추도사에서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에 입대한 장한 아들의 죽음에 국가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억울하고 원통하게 가신 모든 영령에 국가는 응분의 예우를 다하고, 자살이라도 그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 "추모제가 한 차례 지나가는 의식이 아니라 유족의 슬픔과 괴로움을 달래고 불의한 폭력을 씻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한에 얽매있는 군의문사위는 그 임무가 완료될 때까지 활동 기간을 연장하고 기구의 역량도 확대·강화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추모사에 이어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직접 쓴 '하늘로 띄우는 편지'를 낭송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군복무 중 사망, 국가 책임지는 방안 마련하라"
고 이승민 상병(2002년 1월 사망) 어머니 김옥선씨는 편지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보내고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정말 마음이 아득하다"라며 "이제 잊을 때도 됐건만 네가 좋아하던 음식들은 목에 걸려 먹어지지 않는구나"라고 하며 슬픔을 토로했다.

고 곽효철 상병(2002년 10월 사망) 어머니 김운자씨는 "스무 살 그 젊음을 피어보지도 못하고 꺾여 버린 내 아들, 너를 보내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네가 엄마 곁에 명예스럽게 돌아오는 그날까지, 그 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엄마는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종우 군·경의문사 진상규명과 폭력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회장은 유족대표로 나와 "군의문사위는 2년여 동안 진상규명 노력으로 은폐, 축소, 조작된 사실을 밝혀냈다"라며 "그러나 진정 600건에 조사권한·인력이 부족하고, 올해 말 기간이 끝나는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종우 회장은 "이러한 한계로 인해 유가족들이 오랜 세월 염원해왔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이 요원한 것인지 불안해하고 있다"라며 "조속한 입법으로 군복무 중 의문의 사망사건은 국가가 책임지는 명예회복 방안을 마련하라"라고 촉구했다.

 마지막 의식인 헌화 시간. 유가족들은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가슴에 묻고 지내 온 아들의 이름 앞에 선 어머니의 흐느낌은 차라리 절규였다. 유가족들은 아들과 형제와 부모의 이름을 국화로 쓰다듬었으며, 쓰러져 한참을 목놓아 통곡했다.

 "내 목숨보다도 귀한 아들아! 아이고, 원통해라. 원통해…"

"아우야! 가지 마라, 형이랑 같이 살자!"

"아들아! 조금만 더 기다려. 이 엄마가 꼭 명예회복시켜 줄테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6.05 09:06 ⓒ 2008 OhmyNews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19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