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136건
무슨 노래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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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4. 15:08
[일상]
어떤 일, 사건, 관계를 정의하는 일이 어려워서 나중으로 미뤄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태어나서 여지껏 배운 일의 순서는 그게 무엇이든 먼저 정의을 하고 다시 세부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이에 따른 행동을 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때, 아님 정의함으로써 시작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 (이 두가지는 분명히 행동에 대한 열망을 전제로 할 것입니다.) 정의를 미뤄두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무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그것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도 같아서 정의하는 순간, 그 무언가를 한정하게 되고, 한정하는 순간 그 무언가가 가진 좀 더 커다란 다른 많은 의미를 잃게 되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먼 옛날 노자께서는 名可名, 非常名이라는 명언을 남기시지 않았습니까? (무언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그 이름이 아니라는.)
어쨌든.
하지만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때, 아님 정의함으로써 시작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 (이 두가지는 분명히 행동에 대한 열망을 전제로 할 것입니다.) 정의를 미뤄두는 경우가 생깁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무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그것의 이름을 부르는 것과도 같아서 정의하는 순간, 그 무언가를 한정하게 되고, 한정하는 순간 그 무언가가 가진 좀 더 커다란 다른 많은 의미를 잃게 되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먼 옛날 노자께서는 名可名, 非常名이라는 명언을 남기시지 않았습니까? (무언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그 이름이 아니라는.)
어쨌든.
2007. 7. 2. 09:09
[일상]
물
나는 물을 보고 있다.
물은 아름답게 흘러간다.
흙 속에서 스며나와 흙 위에 흐르는 물, 그러나 흙물은 아니요 정한 유리그릇에 담긴 진공 같은 물, 그런 물이 풀잎을 스치며 조각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푸른 하늘 아래에 즐겁게 노래하며 흘러가고 있다.
물은 아름답다. 흐르는 모양, 흐르는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생각하면 이의 맑은 덕, 남의 더러움을 씻어는 줄지언정, 남을 더럽힐 줄 모르는 어진 덕이 이에게 있는 것이다. 이를 대할 때 얼마나 마음을 맑힐 수 있고 이를 사괴일 때 얼마나 몸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인가!
물을 보면 즐겁기도 하다. 이에겐 언제든지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 여울을 만나 노래할 수 있는 것만 이의 즐거움은 아니다. 산과 산으로 가로막되 덤비는 일없이 고요한 그대로 고이고 고이어 나중날 넘쳐 흘러가는 그 유유무언의 낙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독에 퍼 넣으면 독 속에서, 땅 속 좁은 철관에 몰아놓으면 몰아넣는 그대로 능인자안한다.
물은 성스럽다. 무심히 흐르되 어별이 이의 품에 살고 논, 밭, 과수원이 이 무심한 이로 인해 윤택하다.
물의 덕을 힘입지 않는 생물이 무엇인가!
아름다운 물, 기쁜 물, 고마운 물, 지자 노자는 일즉 상선약수라 하였다.
<이태준, 무서록, 범우사>
수상록(隨想錄),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등 수필을 지칭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만, 무서록(無序錄)만큼 그 의미가 잘 와닿는 말도 없습니다. 오늘 날 잘 쓰이지 않는 문장과 단어들의 의미를 쫓다보면 어느새 수 십년전의 일상이 눈에 선해지는듯 합니다.
...장마철입니다. 모두들 물 조심하세요. 깊은 물에 몸을 담그면 헤어나기 힘듭니다.
나는 물을 보고 있다.
물은 아름답게 흘러간다.
흙 속에서 스며나와 흙 위에 흐르는 물, 그러나 흙물은 아니요 정한 유리그릇에 담긴 진공 같은 물, 그런 물이 풀잎을 스치며 조각돌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푸른 하늘 아래에 즐겁게 노래하며 흘러가고 있다.
물은 아름답다. 흐르는 모양, 흐르는 소리도 아름답거니와 생각하면 이의 맑은 덕, 남의 더러움을 씻어는 줄지언정, 남을 더럽힐 줄 모르는 어진 덕이 이에게 있는 것이다. 이를 대할 때 얼마나 마음을 맑힐 수 있고 이를 사괴일 때 얼마나 몸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것인가!
물을 보면 즐겁기도 하다. 이에겐 언제든지 커다란 즐거움이 있다. 여울을 만나 노래할 수 있는 것만 이의 즐거움은 아니다. 산과 산으로 가로막되 덤비는 일없이 고요한 그대로 고이고 고이어 나중날 넘쳐 흘러가는 그 유유무언의 낙관,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독에 퍼 넣으면 독 속에서, 땅 속 좁은 철관에 몰아놓으면 몰아넣는 그대로 능인자안한다.
물은 성스럽다. 무심히 흐르되 어별이 이의 품에 살고 논, 밭, 과수원이 이 무심한 이로 인해 윤택하다.
물의 덕을 힘입지 않는 생물이 무엇인가!
아름다운 물, 기쁜 물, 고마운 물, 지자 노자는 일즉 상선약수라 하였다.
<이태준, 무서록, 범우사>
수상록(隨想錄),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등 수필을 지칭하는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만, 무서록(無序錄)만큼 그 의미가 잘 와닿는 말도 없습니다. 오늘 날 잘 쓰이지 않는 문장과 단어들의 의미를 쫓다보면 어느새 수 십년전의 일상이 눈에 선해지는듯 합니다.
...장마철입니다. 모두들 물 조심하세요. 깊은 물에 몸을 담그면 헤어나기 힘듭니다.
2007. 7. 1. 07:35
[일상]
아무런 대책 없이 그냥 쉬고 싶다는 정에게 '아티스트 웨이'를 권해주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작은 목표를 이뤄낸 '자신에게 선물하기'만으로도 인생은 무척 행복해질 수 있다는 얘기와 함께.
2007. 6. 25. 10:33
[일상]
그럭저럭 아침식사
*포테토밀은 먹어보니, 먹을만 합니다. 살짝 우주식량 같기도 하고.
2007. 6. 18. 20:18
[일상]
회전목마
어린이대공원 분수대
안보일 듯 보이는 무지개
능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노후된 시설이며, 심드렁하게 손님들을 대하는 직원(아마도 '알바'겠지만)들이며, 심지어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동물들까지 어느 것 하나 즐거운 것이 없습니다.
60~70년대 난개발의 자화상인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실제로 어린이대공원은 1970년 박통께서 '친히 지시하셔서' 만든 것입니다.
어쨌든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고 있고, 지리적인 여건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작지만 알차게 가꾸어줄 누군가를 찾아 맡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마치 남이섬처럼 말입니다. 물론 '개발'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어린이대공원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권영인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쯤, 어린이대공원이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있기를 바랍니다.
60~70년대 난개발의 자화상인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실제로 어린이대공원은 1970년 박통께서 '친히 지시하셔서' 만든 것입니다.
어쨌든 아직 많은 사람들이 그 곳을 찾고 있고, 지리적인 여건도 그리 나쁘지 않으니 작지만 알차게 가꾸어줄 누군가를 찾아 맡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마치 남이섬처럼 말입니다. 물론 '개발'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최소한 지금의 어린이대공원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권영인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쯤, 어린이대공원이 지금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있기를 바랍니다.